시사/경제

수입 맥주 시장 규모 커져가는데, 국산 맥주'제자리'

스눞히 2016. 8. 29.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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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맥주 시장 규모 커져가는데, 국산 맥주'제자리'>

최근 1~2년새 국내 맥주 제조업자수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 2010년 맥주 제조시장 진입 장벽이 사실상 허물어진데다 유통·식품 기업과 벤처캐피탈 업계가 수제맥주 제조사업에 관심을 쏟으면서 경쟁 체제에 돌입한 것이다.

하지만 유통·세제·마케팅 등 사업구조가 국산 맥주에 불리해 할인 마케팅 공세를 퍼붓는 수입맥주와 경쟁에서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작년 국내 맥주시장 규모는 2조6650억원(세전 기준)으로 전년 대비 6.6% 증가했다.

하지만 맥주시장 성장을 견인한 것은 2014년 3600억원에서 지난해 5000억원으로 38% 늘어난 수입맥주였다.

국산맥주 매출은 2014년 2조1400억원에서 지난해 2조1650억원으로 1.2% 증가하는데 그쳤다.

◇제조업체 증가하는데 시장은 제자리

국내 맥주 제조시장은 일반맥주와 소규모맥주로 나뉜다.

용량이 75kl를 넘으면 일반맥주제조자면허를 발급받아야 한다.

오비맥주, 하이트진로, 롯데주류, 세븐브로이 등이 일반맥주사업자다.

 

중소 맥주사업자였던 소규모맥주제조자면허를 발급받으면 최소 5kl 이상 75kl 미만 용량을 제조한다.

수제맥주로 불리는 하우스맥주, 지역특산맥주 등이 여기에 속한다.

통계청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맥주면허는 지난 2001년 6개에 불과했지만 2002년 주세법 개정으로 소규모 맥주제조가 허용되면서 2005년 118개까지 늘었다.

 

그러나 제조비용, 주세부담 등으로 소규모 업자들이 고사해 2013년 면허수는 61개로 줄었다.

최근 1~2년새 면허발급이 다시 늘어 현재는 80여개에 달한다. 대부분 소규모맥주면허 사업자다.

 

 

 

소규모 업자들은 왜 커져가는 맥주시장 속에서 고사할수 밖에 없었나?

 

가장 큰 이유는 세무문제다.

대기업과 소규모 맥주회사와의 기계적 평등을 내세운 동일주종 동일과세 원칙이 지속될 경우 "(소)규모의 (비)경제"라는 태생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어렵다.

말그대로 대량 생산을 하는 기업들과 소규모 생산을 하는 기업들에 동일한 세율을 부과한다는 이야기다.

최소한 일본처럼 소규모에 대한 부분적인 특례나 주종에 따른 정액과세만이라도 시행된다면 생산에 큰 어려움이 없겠으나, 대형회사들의 로비나 국세당국의 경직성으로 인해 쉽지 않은 현실이다.

 

신세계(데블스도어)와 SPC(그릭슈바인), YG엔터테인먼트(케이펍) 등도 수제맥주 시장에 뛰어들었다.

신세계는 데블스도어 수제맥주사업에 66억원, YG엔터는 케이펍에 47억원을 투입했다.

SPC는 그릭슈바인 매장을 5개까지 늘렸다.

천하장사 소시지로 유명한 진주햄도 맥주펍 '공방'을 열고 수제맥주 사업에 나섰다.


◇'광탈'하는 신제품들…다양한 시도 지속해야

8월 현재 맥주업계 '빅3'인 오비맥주(8개)와 하이트진로(7개), 롯데주류(2개)가 시판하는 국산맥주 브랜드는 총 17개다.

2013년 하이트진로 5개, 오비맥주 4개 등 총 9개에 불과했지만 2014년 롯데주류 클라우드 출시를 기점으로 양대 맥주회사들도 신제품 출시에 열을 올리면서 브랜드 수도 늘었다.

라거 일색이었던 국내 맥주시장에 에일맥주 등 새로운 제품들이 줄줄이 출시됐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오비맥주가 내놓은 '에일스톤' 2종은 수요가 없어 지난해 연말 생산을 중단했다.

다른 신제품들도 카스, 하이트 등 기존 대표 제품과 비교하면 매출이 미미하다.

맥주주류산업협회 관계자는 "국내 맥주업계가 다양한 신제품을 내놓고 있지만 '소맥(소주와 맥주 폭탄주)' 중심의 시장에서 신제품이 자리잡기 쉽지 않은 구조"라며 "문제는 시장 독과점이 아니라 출고부터 판매까지 수입맥주에 역차별 당하는 주류제도"라고 말했다.

하지만 과연 유통 구조 때문에 국산 맥주가 힘을 쓰지 못하는 걸까? 

국내 맥주업계가 제품 개발에 더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 주류 전문가는 "일본도 한국과 같이 아사히, 기린, 산토리, 삿포로 등 일부 업체가 맥주시장 점유율의 90% 이상을 차지하지만 맥주 브랜드 수가 훨씬 많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맥주 평가사이트 '레이트비어'에 따르면 아사히의 맥주 브랜드는 110개, 기린과 산토리 각각 108개, 삿포로 129개 등으로 4개 업체가 400개 이상 제품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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