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미스테리

전주 전북대 수의학과 여대생 실종 사건

스눞히 2016. 9. 22.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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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전북대 수의학과 여대생 실종 사건

 

 

 

 

1. 사건 개요

 

본 사건은 2006년 6월 6일 전라북도 전주시 덕진구 금암동 전북대학교 수의학과 4학년 이윤희씨가 행방불명된 건이다.

그녀는 실종 전날인 6월 5일 저녁 자신이 자취하는 금암동 원룸에서 약 1.5km 떨어진 덕진동의 한 호프집에서 학과 교수, 학과 학생 40여명과 종강총회를 했다. 다음날인 6월 6일 새벽 행사가 끝난 후 새벽 1시 50분 경 귀가했는데 그 이후로 이 씨는 실종되었다.

 

2. 사건 전개

 

이윤희 씨의 본가는 경기도 남양주시에 있으며 그녀는 원래 이화여자대학교에서 통계학, 미술을 복수전공으로 6년간 수료했다.

그러나 평소 꿈이었던 수의사가 되기 위해 2003년 전북대학교 수의학과 3학년으로 편입했으며 실종 당시에는 졸업까지 1학기만이 남아 있었다.

 

경찰 조사결과 그녀는 평소에 비해 우울해 보이기는 했지만 특이점은 없었고 남자 동기였던 김 모씨의 배웅을 받아 걸어서 원룸에 들어가는 것을 봤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그런데 새벽 1시 50분 경부터 1시간 정도 인터넷을 검색한 기록이 있었는데 검색 기록이 이상했다.  그녀는 인터넷 검색창에 112와 강제추행이라는 단어를 3분간 검색하고 새벽 4시 21분에 컴퓨터를 끈 것으로 밝혀졌다. 참고로 이때 이 씨는 며칠 전에 날치기를 당해 수중에 핸드폰이 없는 상태였다. 김 씨의 배웅으로 집에 들어갔다는 진술과 집에 와서 인터넷 접속을 했다는 정황은 집에 와서 실종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반영한다. 집에 와서 실종이 됐다라.. 심히 의심스런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그녀는 평소 결석을 한 번도 안 했었다. 하지만 하루 뒤인 6월 7일 웬일로 이 씨가 결석하자 이상하게 여긴 김 씨가 점심 때 이 씨의 집을 방문하였으나, 문은 잠겨 있고 안에서 개들이 짖는 소리만 들릴 뿐 인기척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이 씨는 4학년이었던 탓에 하루에 수업이 한 과목뿐이었고 그 정도는 국가고시 준비하면서 빠지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에 김 씨는 별 일 아닐 거라 생각하고 돌아갔다. 하지만 다음날에도 이 씨가 결석하자 이를 이상하게 여긴 김 씨를 비롯한 학과 동기들은 점심 때 이씨의 원룸에 찾아갔다.

 

이 때까지만 해도 이들은 이 씨에게 점심 먹자고 부르러 간 거였지, 설마 무슨 일이 있을 거라고는 다들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여전히 문은 잠겨 있고 안에서는 개 짖는 소리만 나자 건너편 원룸에 가서 창문으로 이씨의 집을 살펴보았다. 창문이 열려 있고 방 한가운데 신발을 비롯한 잡동사니가 굴러다니고 있었다.

 

혹시 본가인 남양주에 갔나 싶어 이들은 이 씨의 부모에게 전화하였으나, 집에 오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 일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이들은 경찰과 119 구조대를 불러 현관문 디지털 도어락을 부수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집 안에는 아무도 없었으며 이씨가 키우던 애완견 2마리만 있었고 애완견들에 의해 방이 심하게 어질러져 있었다. 같이 들어간 경찰은 친구들에게 아마 잠깐 어디 갔을 거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고, 2명은 파출소에 가서 가출신고서를 작성하고 나머지 친구들에게 곧 부모님이 내려오시니 걱정하지 말고 청소하고 있으라고 했다. 

 

 

3. 미궁속 수사

 

경찰은 수사를 진행하던 도중 그녀의 인터넷 사용 기록을 발견했다. 실종 당일 새벽 2시 59분경부터 3시 2분경까지 3분 동안 포털 사이트 네이버를 이용했는다. 그런데 그녀가 네이버 지식인에서 검색한 내용이 기묘했다. 어떤 남학생이 자신의 엉덩이를 만진 내용, 어떤 아저씨가 따라와 자신의 엉덩이를 만졌다는 내용, 이런 것도 강제추행이라 할 수 있냐고 묻는 내용이었다.

경찰은 그 후 공개수사, 탐문수사, 우범자수사, 대대적인 수색까지 펼쳤으나, 전혀 성과가 없었고 10여건의 제보도 모두 관련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실종 뒤에 서울에서 이 씨의 인터넷 접속 흔적이 발견되었지만 이씨가 접속했는지, 신상정보를 알고 있는 타인이 접속한 건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게다가 이 씨의 휴대폰 위치를 추적하거나 연락을 시도할 방법이 없었는데 사건이 일어나기 며칠 전인 6월 2일 오토바이 날치기에 의해 가방을 도난당했기 때문이었다. 이 때 신분증, 수첩, 휴대폰 등이 있었기에 모두 잃어버렸기 때문에위치 추적은 물론 연락 조차 불가능했다.

 

 

4. 사건의 의문점들

 

1) 인터넷 검색 기록

그녀는 실종 당일 귀가 이후 컴퓨터를 켜고 네이버에 들어가 112와 강제추행을 검색했다. 이 때문에 경찰은 이씨가 종강총회에서 성추행 같은걸 당했을 것이라는 의심을 했지만 별다른 일은 없었다고 한다.(?) 성추행을 당하지 않은 20대 여성이 집에 돌아와 성추행 관련 문서를 검색하는게 정상적인 걸까? 더 의문스러운 점은 새벽 2시 59분부터 새벽 4시 21분까지 컴퓨터가 켜져 있었는데 정작 이씨가 검색을 한 시간은 2시 59분부터 3시 2분까지 약 3분여에 불과했다는 점이다. 이는 그녀가 검색을 하던 도중에 신변에 무슨 일이 일어났을 가능성을 생각하게 한다.

 

평소 그녀는 TV와 컴퓨터를 한 번 켜놓으면 잘 끄지 않아 TV는 아예 자동 종료를 설정했다고 한다. 만약 검색 당일 그녀의 신변에 무슨 일이 일어났다면 컴퓨터의 전원을 끈 사람은 그녀의 실종에 가장 깊이 관여한 사람일 가능성이 있다.

 

 

2) 방에 있던 망치와 찻상의 실종

친구들이 방에 들어갔을때 방은 심하게 어질러져 있긴 했으나, 없어진 물건은 이 씨가 방에 두고 쓰던 찻상과 공구함에 있던 망치뿐이었다. 사건 전날인 6월 5일 이 씨는 친구와 함께 깜빡 잊고 집에 두고 온 실험 요령이 적힌 메모지를 가지러 집에 잠깐 들렀다. 친구는 집에 도착했을 때 침대에 걸터 앉았는데 이 때 침대 바로 앞에 있던 커피 잔 1개가 올려진 찻상을 봤다고 진술했다. 또 이 씨가 평소 찻상을 단순히 찻상 뿐만이 아니라 식탁, 책상 등으로 다용도로 활용했고 다리 한 쪽이 헐거워지자 새로 하지 않고 친구에게 다리의 나사못을 조여줄 것을 부탁할 정도로 이 찻상에 애착이 남달랐다고 한다. 하지만 현관문을 부수고 들어왔을 때는 전날에는 분명히 있었던 찻상이 사라져 있었다.

 

그녀의 찻상은 며칠 후인 6월 13일 이 씨의 아버지가 원룸 주변을 살펴보던 중 정교하게 다리가 사라진 채 원룸 앞 도로변의 폐가구 쓰레기 더미와 밭 언덕 사이의 좁은 틈에 감춰진 채로 발견되었다. 발견된 찻상은 네 다리가 모두 없어지고 상판뿐이었는데 다리를 뜯어낼 때 상판에 흠집이 하나도 없이 정교하게 뜯어낸 상태였다. 아마 다리를 뜯어낼 때 드라이버로 정교하게 나사못을 돌려 뜯어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망치는 끝내 발견되지 않았다.

 

3) 담배 꽁초의 발견

그녀의 실종사실을 안 뒤에 가족 중 원룸에 가장 먼저 도착한 이 씨의 언니가 베란다 창틀에서 담배 꽁초를 발견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씨는 평소에 담배를 피우지 않았다. 이 꽁초는 DNA감식을 통해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었지만 이씨의 언니는 행여나 부모님이 동생이 흡연한다고 혼낼까봐 두려워서 이 꽁초를 버렸다고 한다. 맙소사 ㅠㅠ

 

4) 인터넷 접속

실종 나흘 후인 6월 10일 저녁에 서울 여의도의 모 호텔에서 누군가가 이씨의 계정으로 음악 사이트에 접속하고 이메일을 확인한 흔적이 발견되었다.  이 때문에 경찰은 이씨 본인이나 혹은 이씨의 인터넷 계정 정보를 가진 사람이 접속했을 것으로 보고 호텔의 CCTV를 확보해 검색해보았다. 그러나 CCTV 영상 어디에도 이씨나 이씨의 실종에 관여된걸로 의심할 만한 인물의 모습은 포착되지 않았다.

 

5) 의문의 날치기 사건

그녀는 실종되기 사흘 전 오토바이 날치기에게 가방을 날치기 당했다. 이 가방에는 신분증, 지갑, 휴대폰, 수첩 등이 들어 있었다. 이것들은 충분히 이씨의 신상에 대해 알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물건들이었고 이 날치기범이 이씨의 신상을 알아내 실종에 관여했을 가능성도 부인하기 힘들다. 설령 날치기범이 실종과 관련은 없다해도 범인이 서울의 모 호텔에서 인터넷 접속을 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6) 원룸 앞에서의 흔적

사건 장소 인근을 수색하던 경찰은 그녀의 원룸 앞에서 다른 원룸의 존재를 알아냈다. 그곳에서는 이 씨의 원룸이 내부까지 훤히 들여다 보였는데 경찰이 이 원룸을 수색했다. 원룸은 비어 있었지만 누군가가 머무르다 간 흔적이 발견되었는데 빈 담배갑과 휴지 정도가 남아 있었다.

 

7) 가방안의 마취약

종강총회에 들고 온 그녀의 가방을 경찰이 열어 보니 동물용 마취제와 주사기가 발견되었고 사용 흔적도 확인되었다. 이 동물용 마취제는 마약류로 지정된 약물로 개인이 함부로 소지할 수 없지만 이씨가 수의학과 학생이기 때문에 별다른 의심은 받지 않았다. 하지만 왜 종강총회에 이걸 가방에 넣고 온 지는 알 수 없다.

 

8) 떨어진 꽃다발

경찰과 소방관들이 현관문을 부수고 들어왔을 때 바닥에 말라 비틀어진 꽃다발을 발견했다. 누군가로부터 생화 꽃다발을 선물받고 말라 비틀어지자 벽에 걸어놓았던 것으로 보이는데 높이 걸려 있던 꽃다발이 이상하게도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9) 사라진 빨래

 

이 씨의 가족이 원룸에 도착한 것은 6월 8일 오후 6시경이었는데 밤이 되어 잘 준비를 했다.

그런데 이불이 보이지 않아 세탁기 뚜껑을 열어보니 이불이 있었고 이불 밑에는 수건 4장과 팬티 1장이 있었다.

겨우 수건 4장과 팬티 1장을 빨기 위해 세탁기를 돌렸다. 게다가 방 안에 잘 정리해둔 깨끗한 수건들이 여러 장 있었다.

또한 건조대에 자리도 남는데 세탁기 속 빨래가 된 빨래를 널지 않았다. 다른 빨래들은 모두 빨래 건조대에 널어놓았다.

 

10) 풀어 놓은 애완견들

그녀는 평소에 애완견들을 다용도실에 가둬놓았다고 한다. 하지만 실종 당일에는 그렇게 하지 않았고 종강모임에 나갔을 때 입은 옷, 신발 그대로 실종되었다. 이 씨는 땀냄새나 담배 냄새같은 악취를 싫어해서 집에 오면 맨 처음 옷부터 갈아입었다고 하는데 이는 집에 와서 옷도 갈아입지 않고 그대로 인터넷 검색을 했다는 것이다. 집안에서 종강모임에서 입고 왔던 옷과 신발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하며 따라서 단순가출이 아니라 집에 있다가 혹은 집에 있다가 누군가에 의해 밖으로 불려 나가서 실종되었을 가능성을 매우 높다.

 

 

본 사건은 아직 미제이며 해결을 위해 진행중인 사건입니다.

사건 해결을 위한 가족의 노력은 2편에서 보다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2016/09/20 - [공포, 미스테리] - 한국 최초의 영구미제 사건 - 조두형 유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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