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국제

미국의 대북 강경 발언, 핵우산은 무엇인가?

스눞히 2016. 9. 10.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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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북 강경 발언, 핵우산은 무엇인가?

 

 

 1. 핵우산의 개념

 

핵우산(核雨傘) - nuclear umbrella

 

핵무기 비보유국이 핵공격을 받았을 때 핵을 보유한 동맹국이 대신 보복해준다는 개념이다.

미국의 중요한 동북아 전략 중 하나로 핵 확산 금지조약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가입한 국가들은 자국의 안보를 위해 핵보유의 유혹에 자연스럽게 빠져든다.

 

특히 핵 보유·개발국에 가까이 있는 한국, 일본 같은 국가들은 더욱 그런데, 이들은 모두 마음먹는다면 핵무장을 할 만한 역량이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에 비핵 동맹국들을 효과적으로 달래기 위해 나온 방법. 미국은 이미 수차례 한국과 일본이 핵우산 아래에 있음을 공식적으로 발언했다. 두 나라의 인구 구조와 도시화를 감안해 핵무기가 아니라 생화학무기가 사용되었더라도 예외가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즉 북한이 화학탄을 진짜로 서울에 투하한다면 그 즉시 평양에 전략핵을 발사한다는 뜻.

 

2015년 7월 15일 미국에서 열린 안보 세미나에 참석한 새누리당 황진하 의원이 북한을 중국의 핵우산 하에 집어넣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당시 세미나에서는 해당 주장의 전제인 북한 정권의 존속 하에서는 불가능하다며 반대 여론이 우세했다고 한다. 다만 레짐 체인지 이후 북한 내 친중인사와 온건파로 신정부를 구성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2. 핵우산 긍정 의견

 

- 독자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하는 데는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 게다가 탄도미사일에 실어 날릴 수 있는 쓸만한 핵무기를 만드는 것은 더 어렵고, 탄도미사일이나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등의 투발수단을 만들고 투발수단의 생존성을 확보하는 것은 더 어렵다.


- 현실적으로 한국 같은 경우 핵무기 개발에 필수적인 핵실험을 할 곳도 마땅치 않다. 하지만 실제 핵무장이 갖는 정치경제적 부담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사드 배치만 하더라도 중국에서 이리 난리를 치는데.. 핵무기 개발이면 아마 국교 단절 수순에 이를것으로 예상된다.


- 중국과 러시아에 맞서 의미있는 수준의 핵무장을 하는 것이 너무 어렵다. 러시아는 워낙 핵무장 규모가 어마어마하니 논외로 한다 쳐도, 당장 한국이 핵무장을 하는 경우 정치경제적 중심지가 죄다 핵위협에 노출되는 중국의 반발과 이에 따른 핵위협에 맞서 핵무기의 생존수단을 확보하고 덤으로 국토의 안전을 보장하려면 실로 어마어마한 투자가 필요할 것이다. 프랑스나 영국처럼 미국을 강제로 엮고 들어가는 인질전략을 염두에 둔다 쳐도, 핵개발을 진행한 순간 핵우산을 팽개쳐버린 셈이니 이를 추진하기도 어렵다. 프랑스나 영국이 저 전략을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은 제2차 세계대전의 승전국이라는 위치가 있었기 때문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영국과 프랑스의 핵개발을 막기 위해 노력하다가 막을 수 없게 되자 어쩔 수 없이 핵전략에서의 공조를 추진한 것이다.


- 아직까지 중국의 핵투발 수단은 ICBM보다는 거의 전적으로 IRBM, MRBM에 의존하고 있는데, 핵탄두 230여 개, 미사일 1400여기 이상으로 추정되는 중국의 핵전력에 대한 생존성을 확보하고 베이징, 상하이 등 적국의 주요 전략목표에 대한 제2 타격능력을 보존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전력은 최소한 그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중국의 어마어마한 인구와 국토를 고려해 보면 의미있는 수준의 핵보복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수준의 핵탄두와 투발숫자의 개수가 얼마나 될 지 계산도 하기 어려운 수준. 중국은 여차하면 1, 2억 명 정도의 피해를 감수할 수 있지만 한국은 그 정도의 피해를 입으면 국가가 사라져버린다.
게다가 도시화가 너무 잘 이뤄져 있어 한 발이라도 떨어지면 피해가 너무 크기 때문에 미사일 방어체제에 대한 투자도 필수이다.

 

- 한 마디로 단순히 북한과의 관계에서 우위를 서기 위해서 핵개발을 하기는 득보다 실이 더 크다는 이야기다.

 

3. 핵우산 부정 의견

 

- 핵우산 공약은 지켜지지 않을 수 있다. 위의 장점들을 다 씹어먹는 근본적이고 치명적인 단점으로, 전술/전략적 판단에 의해 소를 버리고 대를 취하는 선택을 할 경우 그야말로 핵 앞에 무방비로 노출된다는 이야기다. 나라의 운명을 동맹국에게 전적으로 맡기는 행위나 다름없으니 독자적 핵무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반대파의 핵심 이론이기도 하다.

 

- 북한이 상대라면 핵우산은 100% 확률로 발동될 것이다. 그러나 소규모 핵 보유국의 공격이 아닌, 핵강국에 의한 핵공격에도 미국이 핵우산을 발동시킬 것인가? 물론 러시아나 중국도 미국의 핵우산 아래에 있는 나라를 핵공격 한다는 것은 보통 결심으론 할 수 없는 문제지만, 애초에 극단적인 상황을 고려 안하면 핵우산 자체가 필요없다. 이런 위협은 비단 핵우산뿐만 아니라 모든 동맹관계에 내포된 문제이며, 실제 우방국의 지원만 믿다가 버림받은 나라는 고금을 통틀어 수없이 찾아볼 수 있다.

 

- 유로마이단의 경우를 보면 1994년 체결된 부다페스트 양해각서에 의해 미국과 러시아 양국은 우크라이나의 핵무기 포기를 대가로 우크라이나의 영토를 보전할 의무가 있으나, 러시아도 미국도 이를 지키지 않을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만약 우크라이나가 아직 핵무기를 가지고 있었더라면, 러시아가 지금처럼 자신만만하게 나올 수는 없을 것이다.

 

 

 

4. 국내의 핵우산 현황 

 

- 한국의 경우, 미국은 1970년대부터 매년 국방장관 차원에서 개최되는 연례 안보협의회의(SCM: Security Consultative Meeting)을 통해, 정기적 및 비정기적으로 핵우산 제공 의사를 확인해 오고 있다. 또한 1990년대 이래 북한의 핵무장 위협이 지속되면서 도무지 북한이 자발적으로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이 희박해지고 있는 데다가, 핵실험 등을 통해 핵무장의 양적, 질적 수준을 높이면서 핵우산에 대한 한국 내부의 회의적 주장과 불신이 강해지는 상황이다.

 

- 비판론자들은 북한의 핵무장 강화가 가시화되고 있는 2000년대 후반 이래 대남 군사도발 위협 및 실행의 빈도, 강도가 강화되고 있는 점을 들어서 핵우산이 북한의 군사위협에 억지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찢어진 우산'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한다. 이에 따라 대안으로 한국도 독자적으로 핵무기를 보유하든지, 아니면 한미동맹이 훼손되지 않도록 지난 1992년에 철수된 미군의 전술핵무기를 재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그러나 위와 같은 주장은 상당한 오류를 안고 있다. 가공할 대량살상 능력을 보유한 핵무기의 특성상, 핵우산을 통한 억지 대상은 적대세력의 핵무기 사용, 혹은 이를 포함하는 전면전쟁이다. 핵우산이 그보다 낮은 수준의 저강도 위협들(예: 전쟁위협 발언, 핵실험, 무력시위, 국지도발)까지 못하도록 막아주는 만병통치약이 결코 아니라는 뜻이다. 이는 과거 주한미군이 수백기의 전술핵무기를 보유했던 1960~80년대에도 북한이 수많은 군사도발들(예: 1.21 청와대 기습미수, 푸에블로호 피랍사건,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 아웅산 묘소 폭탄 테러)을 버젓이 자행했던 사실만 봐도 명백히 드러난다.

 

- 아무리 북한이 핵무기를 밑천삼아 한국과 국제사회를 상대로 협박을 일삼고, 때때로 재래식 도발을 걸어온다고 해도, 그것이 실제 핵무기의 사용이나 이를 포함하는 전면전쟁으로 악화되지 않는 이상, 핵우산이 무력화 됐다는 주장의 근거는 될 수 없다. 그보다 낮은 저강도의 군사 위협에 대응하는 것은 재래식 군사력의 역할이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전적으로 한국의 편이 되어 동맹으로서 신뢰를 더했다.

 

- 핵우산 역시 가장 중요한 건 미국의 방기위협을 최대한 줄여가는 것이다. 북한, 또는 중국의 핵위협에 시달리게 됐을 때 미국이 한국을 버리는 패로 쓸 수 없게 각종 프로세스에 개입하거나 공동의 이해관계를 만들어놔야 하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전쟁이 일어나면 작전통제권을 행사할 한미연합사령부가 있기 때문에 미국의 핵사용에 한국의 의사를 전달하고 개입할 수 있는 루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 노무현 정부 당시 한미연합사 해체 추진 당시에 연합사가 해체되면 핵우산을 무엇으로 보장받을 것인지, 그리고 미국의 핵사용 의사결정에 한국의 의사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의 문제도 꽤 논란이 됐다.

 

2016/09/10 - [시사/국제] - 북한 핵실험에 미국 강경 대응, 오바마 직접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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