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미국 사회과 교과서의 한국 관련 내용

스눞히 2016. 9. 4.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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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는 교육부에서 추진하는 '한국관 시정 사업'의 일환으로 미국 중등학교 사회과 교과서의 한국 관련 내용을 분석한 것이며, 연구 기간은 1999년 4월부터 동년 12월까지이다. 분석 대상 교과서는 현재 주로 미국의 중등학교에서 사용하고 있는 세계지리 교과서와 세계사 교과서 중, 州 정부 수준에서 사용 빈도가 높은 것을 중심으로 1차 선정하고, 1993년 한국교육개발원에서 같은 사업의 일환으로 분석했던 미국 세계사 교과서 중에서 다시 일부를 선정해서, 합계 지리 8종과 세계사 10종을 선정했다. 분석 방법은 선정한 교과서에서 한국관련 내용을 번역한 후에 사실 여부와 오류를 중심으로 해서 관련 내용을 집중적으로 해당 교과의 전공자가 분석을 하고 검토를 했다.

  분석 결과, 미국 세계지리 교과서에 나타나는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주요 서술 내용은 자연환경, 역사, 문화, 정치, 경제, 사회 등 여러 분야이며, 특히 분단과 한국전쟁에 대한 내용이 많은데, 이러한 내용 중에서 미국과 유엔의 역할에 대한 언급이 많이 보였다. 둘째, 발행 시기별로 보면, 1990년대 이후 것은 그 이전에 비해서 한국의 경제 발전과 민주화 등에 관한 서술의 분량과 긍정적인 평가가 증가하였으며, 그 이전의 것에는 한국의 정치 상황에 대해서 비교적 부정적인 내용도 상당히 많이 보였다. 셋째, 남·북한에 대한 설명은 분단 과정에서부터 현실까지를 비교적 자세히 그리고 있으며, 최근 발행본일수록, 북한의 비참한 현실을 객관적으로 서술하고, 남한의 경제 발전과 민주화 과정에 대해서도 자세히 다루고 있다. 넷째, 전체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은, 통계가 오래되었거나 잘못된 것이 있고, 연도 표기의 오류도 보인다. 그리고 오랫동안 논란이 되어온 '동해'의 표기는 일부 교과서가 '일본해'와 병기한 것이 있으나, 완전히 개선되지는 않았으며, '일제의 식민지', '분단한국' 및 '한국전쟁' 등의 부정적인 면에 대한 언급이 많은 편이다. 다섯째, 분량은 地誌 부분이 독립된 교과서는 節이나 항목 수준에서 1~3쪽 정도의 분량으로 취급되었으며, 최근 발행된 것들은 분량의 증가와 내용면에서 지도와 사진 및 도표를 포함하여 질적으로도 향상되는 경향을 보였다.

  세계사 내용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이 전통적으로 중국의 속국 및 일본의 식민지였다거나, 그들의 영향권에 있었다는 내용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나, 주권 회복의 노력과 독자적인 문화권과 근·현대사에서의 발전에 대한 서술도 상당 수 있으며, 최근 발행된 것일수록 한국사의 긍정적인 면이 증가하고 있다. 둘째, 일제 식민 치하에서의 고통과 독립 투쟁 및 한국전쟁의 비참함 등에 대해서도 객관적으로 서술하는 것이 상당수 있다. 셋째, 남·북한에 대해서는 그 분단 과정에서부터 현재의 정치·경제적인 대비 상황에 대하여 비교적 자세하고 개관적으로 다루고 있다. 넷째, 문제점으로는, 중국과 일본의 역사를 서술하면서 한국을 언급할 때, 그들의 영향권내의 한 지역으로 포함한 부분이 상당히 많고, '조공'이나 '금속활자' 등에 대해서 잘못 인식한 부분도 보인다. 다섯째, 분량은 한국사가 독립된 것은 2~3쪽 정도를 節이나 항목 수준에서 다루고 있는데, 최근 것일 수로 분량 증가와 더불어, 지도나 사진 등을 포함하면서 질적으로도 향상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비교적 널리 사용되는 교과서에서는 개선된 부분이 비교적 미흡하고, 반면에, 한국관련 내용을 상당히 긍정적이면서 자세하게 서술한 것은 사용 빈도가 낮게 나타났다.

  최근 발행된 세계사 교과서와 이전 판(1993년 KEDI의 분석 대상 교과서)과 비교해 볼 때 한국관련 내용이 좀 더 많아지고, 지도나 그림 자료도 풍부해지고 있다. 또한 한국을 독자적인 절이나 항을 설정하여 다루는 경우가 증가하고,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면이 감소되는 추세를 보인다. 좀더 구체적으로 본다면 한국 고대사를 취급함에 있어서 식민주의 사관에 의한 역사인식이 상당 정도 불식되고 있으며, 한국을 취급하는 형식이 많이 개선되고 있다. 즉, 종래에는 중국 및 일본사를 다루면서 한국사를 그 일부로 혹은 부수적으로 취급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 개정판에서는 중국, 일본과 비교하여 분량에 있어 상대적으로 적기는 하지만, 하나의 독립된 절이나 항으로 취급하는 경향이 강하고 서술의 양도 많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대체적으로는 1990년대의 새로운 사실과 데이터를 추가하여 최근까지의 정치·경제적 변화가 구체적으로 설명되고 있다.

  이상 미국의 세계지리와 세계사 교과서의 한국관련 내용의 분석 결과를 종합해 보면 전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이미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첫째, 한국은 약소국이며 피해자였는데 근래에 점차 발전하고 있는 나라이다. 전근대 시기의 한국은 항상 침략의 피해자, 약소국으로 보는 견지에서 쓰여진 경향이 많다. 교과서에서는 한국이 항상 침략 받은 사실을 위주로 다루고 있고, 한반도의 수호에 성공한 사실이나 만주지역을 한 때 점령했던 사실 등에 대한 강조는 상대적으로 희박하다. 그러나 한국 전쟁 이후 한국 국민들은 경제적으로 한국을 발전시켰을 뿐만 아니라, 정치적 민주화를 이룩한 것으로 서술하면서, 근래에 발전하고 있는 나라로 인식되고 있다.

  둘째, 한국은 정치적으로는 이웃 강대국의 식민지국 혹은 속국이었으나, 독자적인 문화를 유지·발전시켰고, 인류 및 세계 문화에 상당한 기여를 하였다. 정치면에서 볼 때 한국을 전 역사에 걸쳐 오랜 기간 동안 중국의 속국으로 서술하고 있는 교과서가 많이 있었다. 그러나 한국은 언제나 자신의 고유한 언어를 잊지 않았으며, 외부로부터 수많은 문화를 수용하였으면서도 독자적인 문화를 잃지 않았다. 나아가 한글을 창제하였고 금속활자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였으며, 수준 높은 도자기 문화를 발전시켜 세계 문화에 기여하였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셋째, 한국을 일반화시켜 서술할 때, '은자(隱者)의 나라'로 개념지어 서술한 교과서가 여럿 보이고 있다. 쇄국정책의 실시는 한국의 긴 역사 속에서 일시적인 상황이었는데도 불구하고, 한국이 은자의 나라라는 표현으로 한국의 대표적인 이미지로써 설명하고 있다. 한 교과서에서는 중국 등 동양의 다른 나라들과 교류를 회피한 나라여서 이러한 명칭을 얻었다고 왜곡되게 기술하고 있다. 한국이 전통적으로 은자의 나라였다는 표현과 이에 대한 교과서에 부연된 설명들은 정확한 역사적 사실과 올바른 이해에서 나온 것이 아니므로 다시 쓰여져야 할 것이다. 이 개념은 미국에 널리 알려진 한국에 대한 개념으로써 한국을 소극적인 나라라는 부정적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있으므로 '은자의 나라' 라는 어원과 개념을 올바르게 재정립하여 미국인 교사들에게 다시 알릴 필요가 있을 것이다.

  넷째, 한국전쟁이라는 커다란 전쟁이 있었으며, 현재도 분단되어 있는 국가이다. 한국전쟁은 현대 세계사에서 중요한 비중을 두고 자세히 언급되어 있다. 어떤 교과서에는 한국 역사에 관한 다른 내용은 거의 없고 이 부분만 크게 다루고 있어 한국은 한국전쟁의 나라라는 것을 중심으로 인식되는 경우도 있다. 특히 남북은 서로 방식으로 국가를 운영한 결과, 현재 정치·경제적 측면 등에서 상당히 이질적인 국가로 발전해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아직은 한국에 대한 인식과 이미지가 그렇게 긍정적이지 못하나 한국의 경제 발전과 정치 발전, 그리고 대외 인지도의 증가로 점차 개선되어 가는 경향을 부분적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경향은 최근 발행된 세계지리 교과서뿐만 아니라 세계사 교과서에서도 확인되는 특징이다.

  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제언을 한다.

  첫째, 이번 연구는 미국 중등학교 세계지리와 세계사 교과서를 중심으로 분석했는데, 앞으로는 그 대상을 확대하여, 경제와 사회문화, 시민사회(Civics)등의 교과서도 분석해보았으면 한다. 이 두 과목의 교과서는 최근의 한국 실상 및 영향과 관련이 크기 때문이다. 또 이들 영역이 추가될 때, 사회과 전체 영역을 포괄해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 전반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고 본다.

  둘째, 분석 대상을 해당 교과서뿐만 아니라 교사용지도서까지도 넣어 확대하기를 바란다. 그렇게 하였을 때 교과서에 서술된 내용들이 학생들에게 어떻게 지도될 것인가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가능한 보다 충분한 시간과 경비를 투자해서 교사용지도서를 포함하는 것은 매우 의의가 있다고 본다.

  셋째, 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시정 자료를 만들어서 해당 출판사와 집필자 및 관련 기관에 배포하여 활용할 수 있게 하는 노력이 필요함은 물론, 몇몇 쟁점이 되는 주제들, 예를 들면 한국과 중국 사이의 조공 관계나 '일본해'로 대표되는 지명 표기의 문제 등에 대하여는 국제학술심포지움 등을 개최하여 직접적인 개선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넷째, 해당 교과서 개발에 참여하는 집필자와 편집자 등을 대상으로 초청 등의 적극적인 안내와 홍보 활동을 전개하는 한편, 한국의 역사 및 현대 한국의 지리 및 경제 상황에 대한 다양한 연구 성과를 자료로 공급하여 활용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한국이 전통적으로 중국의 조공국이었고, 근대 이후 일본의 식민지였다는 사실들이 다른 한국에 관한 역사적 사실들과 동등하게 다루지 않고 선택적으로 그러한 내용만 확대시켜 서술되어지는 것은 미국 학생들에게 전통적인 한국을 부정적인 이미지로 인식시킬 수가 있다. 따라서 고려와 조선은 약 500년 동안 유지되어온 왕조로써 세계에서 가장 오래 유지할 수 있었던 왕조들의 하나였던 것으로, 이것은 역사 속의 한국의 국가 방위 능력과 평화유지, 등을 보여주는 증거라는 것을 강조하는 연구 등을 제공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좀더 심도 있게, 그리고 다른 각도에서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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